제 막내삼촌은 소설을 쓰시는 작가입니다.
가끔 아는 분의 집에서, 혹은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삼촌의 책을 만나게 되면 (아직도) 반갑습니다. 오랜 세월 쓰고 계신 까닭에 새삼스럽긴 하지만 집안 어른의 일이니 반갑지요.
삼촌과 그 분의 책을 두고 작품이나 작가론을 늘어놓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친인척을 떠나서 저는 최소한 '그 작가'가 우리나라에서 글을 쓰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해오면서 '어떤 신문'에는 글을 싣지 않았다는 것을 고마와합니다.
신간이 나와도 그 신문에 광고를 내지 않고, 청탁이 들어와도 거기엔 글을 쓰거나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 사회에서는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닌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그 신문에 글을 쓰고 광고하려는 분들을 반대편으로 세워 다르게 생각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적극적이거나 소극적이거나의 차이일 뿐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냥 개인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구요.
오늘자 그 신문에는 제가 참여하고 있는 어떤 공연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구글의 뉴스검색 서비스 덕분에 기사를 읽게 되어서 운영하고 있는 밴드의 카페에 기사 내용을 소개하다보니 우스운 구석이 눈에 보였습니다. 연습실에서 찍은 공연 출연진들의 단체 사진을 싣고 그 아래에 사진 설명을 써놓은 것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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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생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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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사소한 일이어서, 굳이 트집잡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만... 그래도 적어두고 싶어서 안달이 나버렸습니다. 위의 사진 설명에는 사소하고 불필요한 사실 왜곡의 문장이 있었습니다.
그 사진은 공연에 출연하는 16인이 모두 모여서 연습을 끝낸 직후에, 미처 악기들을 챙기기도 전에 즉석에서 양해를 받고 촬영된 것이었습니다. 사진에 담긴
12명이 '먼저 모여' 연습을 하기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라는 것은
완전 구라... 앗, 죄송.... ....엉터리이지요.
뭐하러 그런 문장을 집어 넣었을까요. 사진 속에 담겨있는 인원이 왜 12명인지 독자들이 궁금해할까봐 한 문장 짜리 소설을 쓰신 것인지요. 아니면 습관적인 창작의식이셨을까요? 꽤 웃겼습니다. ^^
제 개인의 일이 아니고, 여러 사람들이 땀흘려 준비하는 공연의 홍보를 위해서라도 저는 소극적이나마 협조를 했었습니다만 (사실은 비협조였을 수도...) 사진에 찍히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너무 드러났던 모양입니다. ^^;; 저는 뷰파인더에 겨우 잡힐 정도로만 거리를 두고 악기를 든 채 앉아있었는데, 기자님이 잘 알아서 트리밍을 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사진에 등장하지 않은 두 분은 별도의 분장이 필요하신 분들이어서 촬영하지 않았던 것이고, 나머지 한 분은 연습이 끝난 직후에 화장실에 가셨더랬죠.
전혀 필요없는 창작의 문장 한 줄만 없었어도 참 깔끔했을텐데 말입니다. ㅋ 심하게 말씀드리면, 기사를 쓰기 위한 관행이므로 납득해야한다고 주장하신다고 하더라도 사진기자분의 그 문장은 거짓입니다. 사실이 아닌 것을 우리말로는 '거짓'이라고 합니다.
'내 책이 그만큼 안팔려도 뭐 할 수 없지 않냐. 그래도 거기에는 글 안쓴다.'라고 했던 막내삼촌을 문득 뵙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