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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후기

2009/11/04 07:21 / Gi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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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해두지 않으면 자주 잊어버린다.
우리 밴드만의 단독공연이었어서 많은 것을 욕심내기로 했었다. 다른 공연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악기들도 공수해왔었고... 가능한 마음껏 소리내려고 작정을 했었는데.
공연장의 크기에 맞는 앰프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했다... 엔지니어가 해줘야할 일은 그분에게만 따로 있는 것이고, 밴드의 무대 사운드가 완벽하게 감압을 조절할 수 있어야했는데. 마치 무대 위에서 이미 믹싱이 끝난 상태처럼 완벽했기를 원했었는데 충분히 될 수 없었다. 다섯 번 공연하면서 다섯 번 사운드 리허설을 해댔으니, 아직도 우리에겐 사운드에 관한 매뉴얼이 정립되지 않은 셈이다. 관객이 어떻게 들었는지, 어떻게 구경하고 돌아갔는지는 나중의 문제. 너무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내가 충족되는 것이 우선이지 뭐. 내가 만족스럽지 않은데 객석에 앉은 사람들이 신나든 불평을 하든 무슨 상관일까. 하여튼 음악의 완급조절, 음량의 적절함에 대한 문제는 결코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쉬웠다.

엘릭서라는 상표의 베이스 줄은, 한 마디로 못쓰는 줄이었다. 여름을 지나면서 스트링 비용이 너무 많이 지출되어버렸던 탓에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덜컥 두 세트나 사버렸었는데, 공연 이틀째에 다 끊어버리고 DR과 다다리오로 교환했다. 정전기가 심하여 심지어 앰프와 D.I.를 통해 스피커에 심각한 잡음을 내기도 했고, 연주 도중 잠시 페달보드의 이펙터를 만지다가 약한 감전을 느끼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답답한 소리.... 못쓰겠더라. 두 번 생각하지 않고 툭툭 다 끊어서 버리고 대기실에서 원래 사용하던 스트링으로 갈았다. 결국 십여만원을 며칠 사이에 낭비해버린 셈... 왜 나는 늘 돈주고 배워야 하는거냐. 우습고 한심하다.
Radial의 D.I.는 결코 나쁘지 않았다. 그 물건의 종류가 세 가지나 되는지도 몰랐다. 어처구니없게도 베이스 줄을 갈았더니 원래대로의(혹은 원래대로라고 여겨지는) 소리가 나왔다. (모든 것을 베이스줄을 탓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사실은,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고 하면 아직 D.I.의 소리들을 잘 구별하지도 못한다. 전적으로 느낌상의 이야기. 감정상의 투덜거림이었을 뿐.

세 개의 악기를 썼는데, 악기마다 페달보드의 세팅이 달라져야했어서 이펙터를 밟아대느라 발끝이 바빴다. 컴프레서는 거의 쓰지 않았다. 가지고 있는 것들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일텐데도 프리앰프며 다른 공간계들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는... 끝도 없는 악기욕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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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ith 2009/11/16 12:21  Modify/Delete  Reply  Address

    선생님 방가버요. 구리아점마에염... 요새 일한답시고 무척 바쁘게 지냈더니 기타도 치고싶어 죽겠고 음악도 많이 듣고 싶고.. 그래요..ㅠㅠ 제 아이팟에는 샘이 주신 장기하 음악이랑 친구가 준 가요밖에 없어서 맨날 그것만 듣는데 저녁에 퇴근하면서 들으면 기분이 정말 꿀꿀해요(사랑노래가 슬픈것들이 많차내요) 가뜩이나 애들 생각에 종종걸음인데 슬픈노래 자꾸 듣기 싫고... ㅠㅠ 빨리 학원에 다시 다닐날만 손꼽아봅니다. 막상 다닌다고해도 연습할 시간도 좀 있어야해서 바로 가지 못하구 있어염.. ㅠㅠ

  3. akaki 2009/11/24 04:15  Modify/Delete  Reply  Address

    어제 저녁, 이 곳에서 있었던 The Swell Season 의 공연에 갔었습니다. 보는 내내, 그리고 보고 나서도..참 좋더군뇨. 공연을 보면서 '아 저 사람은, 밴드는, 그룹은, 정말 즐거워하며 열심히 한다' 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때가 있지요. 그런 공연이었습니다. 큰 공연장을 층층이 꽉 채운 관중 앞에서, 자신의 마루에서 친구들을 앞에 두고 서로 즐기듯 그렇게 노래를 하고 연주를 하고 얘기를 하더군뇨. 좀 멀리 앉아있었어서 얼굴 표정을 잘 보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두 시간 반 동안 정말 뿌듯했답니다. :)

  4. nina:# 2009/11/25 01:14  Modify/Delete  Reply  Address

    공연은 좋았다는 말로 하기엔 제게 벅찬 것이었어요.
    매번 리허설이었다며 아쉬워하시지만, 오프닝에서 둥둥둥두 두두 두두두~ 하며 베이스가 '내 마음의 주단을 깔고'전주에 들어갈 땐 정말 내 마음에 주단이 깔리는 듯한 둥실둥실한 기분~였어요 ^^ 한번더 들을 수 있다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역시 사운드는 오른쪽이 더 강해서 균형이 아쉽긴 했지만 행복한 시간들였습니다. 때론 완벽한 사운드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연주자의 모습이 아쉬움을 채워주기도 하네요. 감사했습니다~ 아쉬움과 설레임과 맘속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하던 밤.. ^^
    +) 같이간 어린친구가 평소와 달리 흥분했더군요. 팬하나 늘어나셨어요~

닷새 공연 마치다

2009/11/02 09:31 / Gi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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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 동안의 음반발매기념공연을 마쳤다.
공연을 마무리하고 공연장 밖으로 나왔더니, 갑자기 겨울 냄새가... 이크, 11월이다.
연주하는 일은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쩌면 제일 좋은 휴식일지도 모른다. 꽤 많은 공연을 해왔던 한 해였지만, 욕심같아서는 매주 닷새 엿새 공연을 하면 좋겠다.
월요일, 다시 '일'을 시작하는 한 주가 되었네. 밀려있는 레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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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스메노 2009/11/02 21:44  Modify/Delete  Reply  Address

    햇빛을 살짝받는 빤다썬버스트는 세상에서 제일아름다운 칼라인듯합니다 ㅋㅋ
    언제 제 악기소리한번 들려드려야하는데.. ^^;
    함께 리얼북펴놓고 하던 잼이 생각나네요 아아 ~

  3. new**** 2009/11/03 23:20  Modify/Delete  Reply  Address

    영원히사용할수있는베이스줄로~

공연하고 있습니다.

2009/10/29 13:33 / Gi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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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공감의 백피디님, 너무 친절하게 편집해주셔서 잘 봤습니다.
방송용 공연의 한계로 들려주지 못했던 소리들을 다 들려줘볼 수 있는 공연을 시작했다.....고 여겼는데, 과연 그렇게 될지. 자꾸 시시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고민이 생겨버렸네.
언제나 불만족. 병이야,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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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느낌상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Radial에서 만든 D.I. Box는 아무래도 영 이상하다. 값도 비싸던데 왜 이상할까. 전달되어야할 소리를 자꾸 감춰주는 느낌. 그러나 앰프 캐비넷에 별도로 마이크를 설치해줘서 고마왔다. D.I.의 선택도 엔지니어분의 의도와 생각이 있는 것일테지.
이번 공연엔 원래의 내 방법대로 필터류를 맨 앞에, 콤프와 시그널 부스터 등등을 거쳐서 퍼즈를 맨 뒤에 뒀다. 베이스용 머프가 워낙 조용하고 부드러워서 듣기에 괜찮은듯. 이틀 째 공연이 지나면 대충의 답이 나오겠지.
일요일까지 공연. 그리고 월요일부터 공포의 밀린 일감들 보충하러 다녀야하는, 행복한 나날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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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박종남 2009/10/29 15:39  Modify/Delete  Reply  Address

    이번 스페이스공감 공연 우연히 봤어요~!ㅎㅎ
    바쁘시졍?
    하여간 다음주면 뵙겠네요!

    • aulait 2009/10/31 13:05  Modify/Delete  Address

      자꾸 일을 미뤄서 정말 미안했네. -_- 11월의 첫 주 부터 다시 보자구.

도촬

2009/10/18 03:08 / Gi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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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중 모자 벗고 열중하고 있을 때에 도촬하지 말아주세요.
이마에 번들번들...은 정말로 더워서 땀난 것입니다. 개기름 아닙니다. (우겨봤자..... ㅠㅠ)

월말의 공연 연습중이었습니다.
시간을 내기가 너무 어려워서, 이제 월말의 공연 전 까지 연습이라고는 단 한 번 남았습니다.
정말 그것으로 잘 될 것인지 약간 조마조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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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스메노 2009/10/22 00:12  Modify/Delete  Reply  Address

    앗 원래자리로 돌아간 픽가드..알흠답네요

    • aulait 2009/10/22 05:14  Modify/Delete  Address

      응. 피크가드를 떼어냈던 부분에 흠집이 많이 생기고 있어서 다시 붙여놓았어.
      게다가 녹슨 브릿지는 이제 나사가 전혀 돌아가지 않아.... ㅋㅋㅋㅋ

  3. 여운 2009/10/22 16:45  Modify/Delete  Reply  Address

    어머나 ^^ 다른 분인줄 알았어요 .. 하하 그래도 익숙해져야죠 모자 벗은 모습에 누구??? 이러는 반응보단 낫지 않으세요?

    • aulait 2009/10/23 01:46  Modify/Delete  Address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은 무대에서 내려오면 제가 얼른 모자를 바꿔 쓰거나 모자 벗고 다니잖아요. 사람들이 잘 못알아보는게 더 좋아요. ^^;;;

의상

2009/10/18 02:59 / Gi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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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옷에 너무 무신경한 자신을 탓하여야하는 것이 옳습니다만... ㅋㅋㅋ 악, 저 바지는 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
디자인하고 만들어주신 분께는 뭐 고맙습니다만... 그다지 다시 입고 싶지 않았습니다. ㅠㅠ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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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 사진

2009/10/15 15:25 / Gi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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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리허설중. 미니 사이즈의 모니터 스피커가 귀엽게 보인다는 잡담중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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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송이엄마 2009/10/21 19:40  Modify/Delete  Reply  Address

    ㅎ ㅎ ㅎ 어제 책내용 사알짝 보여주는 모 프로그램에서 이옷을 입고 출연하고 있더니만 그 사진이군요. 아디다스 운동화를 신으셨더라구요....

Jazz

2009/10/15 15:14 / Gi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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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연락을 받고 급한 사정이 생긴 연주자 대신에 대리 연주를 하러 가게 되었다. 절묘하게 시간이 맞춰져서 약속시간을 지킬 수 있었다. 우연히도 몇 주 전 건너편 건물 2층에서 그 클럽을 쳐다보며 궁금하군, 한 번 가봐야겠네,라고 했던 장소가 그곳이었다. 연주하는 무대가 창가였는데 아득히 옛 이야기가 되어버린 오래전 이태원, 강변들의 클럽이 생각났다. 익숙한 곡들, 세월이 흘렀어도 그다지 발전이 없는 라이브 클럽의 모양새... 연주하면서 창밖의 풍경을 구경하다가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흔드는 발끝도 보다가... 이렇게 긴장감 없는 것은 곤란하다는 투정도 해보다가.
낯선 장소이지만 졸업한 학교라든가 살았던 동네에 다시 와본듯 친숙했다. 끝없이 스윙하며 밤 새워도 좋다고 생각했다.

벽에 싼값에 박제되어있는 유명한 연주자들의 이름을 하나씩 기억해보면서, 쉬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
맨날 쉬는 날이 필요하다며 투덜거렸던 주제에. 아무렴, 쉴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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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에서

2009/10/10 12:20 / Gi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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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산울림매니아


치밀한 준비 대신에 효율성 극대화, 작가정신 대신에 제품양산 정신으로 일하는 분들이 사이좋게 출퇴근하는 곳.
결국은 효율성도 없고 적절한 제품을 생산하는데에도 벅차서 숨가빠할지언정... 절대로 제대로 일하지는 않는다.
박수쳐주고 싶어. ^^ 암만봐도 대단해. 여러분의 자긍심은 어디에서 나오는걸까요.... 바지춤에 매단 사원출입증인걸까, 구내식당 식권인걸까.

뭐 그건 그거고... 어떤 종류라고 해도 스튜디오라는 공간은 기분좋은 곳이다. 그렇게 천장이 높은 곳에서 정기적으로 음악을 연주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게 생겨날 가능성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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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2009/10/10 03:21 / Gigs
이 도시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에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지난번 제천의 영화제에서도 좋은 영화들이 가득했는데 한 편도 보지 못하고 돌아왔다.
나, 왜 이렇게 살지?
이번에도 마찬가지... 전날 공연을 마치고 새벽 부터 일어나 기차에 몸을 싣고 도착하여 리허설, 그리고 몇 시간 후 공연, 마치자 마자 다시 기차를 타고 정신없이 집으로 돌아왔더니 새벽 두 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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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고 기온이 떨어져서 낮부터 추웠었다. 가슴 파인 옷을 입고 공들여 화장하고 입장하는 여배우들을 기다리던 연예지 사진 기자들은 그들의 젖을 촬영하느라 큰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바닷가에 정박한 요트의 돛대들이 맥주 한 병씩 들고 몸을 흔드는 사람들처럼 서로 엇갈리며 허공에 출렁이고 있었다. 무너지거나 주저앉거나 심하면 공중으로 튕겨져 올라갈지도 모르는 부실한 무대 위에 세 개의 앰프와 캐비넷과 드럼셋트와 건반악기가 올려져있었다. 그 위에 사람 네 명이 악기를 들고 올라갔더니 무대가 기울어져서 요트의 돛대들처럼 우리끼리 출렁이기 시작했다. 과연 항구도시 부산을 상징하는 축하공연 무대장치였다.
준비한 곡들이 너무 잔잔하여 이 아름답고 규모가 큰 영화제에 알맞지 않은 것 같아서 조금 더 흥겹고 센 곡을 골라보려했었는데, 그랬으면 큰일 날 뻔 했다. 파도타는 것처럼 출렁이는 무대 위에서 더 센 곡을 해버렸다면 무너지거나 추락했을지도 모르니까. 공들인 잔치마당에 큰 실례가 될 뻔 했다. 뒤이어 뛰어나오는 여자아이들의 무대는 앞쪽이어서 안전하기도 했지만 아마도 그들 모두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아서 안심하고 뛰며 춤췄을 것 같았다. 체중감량이 급선무임을 새삼 깨닫고 반성했다.
상업방송의 자애로운 배려. 세레모니를 지루해하는 시청자들을 위해 누가 말을 하고 있거나 누가 노래를 하고 있거나간에 잘 생기고 이쁜 배우들을 도촬해주느라 열과 성을 기울이고. 어차피 영화들에는 큰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는 시청자들일 것이므로 드레스와 젖가슴 품평회로 그들을 위로해주고. 대단한 방송인들 같으니. 칭찬받아 마땅한 분들. 얼굴도장 찍었으니 이런 저런 인사들이 서둘러 식장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불꽃놀이를 핑계로 조명도 꺼줘버리는 배려.
하루 종일 고생했을 자원봉사자들은 아마 청소하느라 애를 먹었을거야.... 내년엔 휴지통도 좀 사다 놓아주세요.
시간나면 꼭 가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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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공연이나 밴드와는 전혀 상관없을 수 있는 내 이야기.

밴드의 멤버들은 각자, 이 밴드의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인생에서 독특한 경험을 하고 있다.

두 번 다시 '밴드'는 하지 않겠다고 했던 나는 어느새 하루중 대부분을 이 밴드의 일에 관한 생각에 골몰하고 있고... 나와 똑같은 말을 했던 다른 한 사람도 나처럼 밴드의 일정을 위해 자신의 사생활을 내어놓았다.
음악적인 일과 음악 이전의 삶에 대한 일들은 아무리 오래 배워도 끝이 없다. 배워서 될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일지도 모르는 것일지도.

원테이크니 뭐니를 가지고 질문을 받기도 하지만, 그것이 뭐 그리 큰 의미가 있겠나. 그리고 동시에 합주하며 녹음하는 것이란 새로운 것도 아니고 획기적인 방법도 아니다. 나중에는 각자 부스에 들어가 앉아서 더빙을 수백번하며 녹음해야 더 좋은 곡이 생길지도 모르는 것인데... 어쨌든 방식과 수법의 문제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어떤 음악은 지금 우리들의 작업처럼 스냅사진을 찍듯이 녹음하는 것이 좋은 것이고, 또 다른 경우엔 외과수술 하듯이 정교하고 완벽하게 꾸며져야 좋은 음악도 있는 거다. 스냅사진을 찍거나 외과수술을 하거나간에, 어쨌든 완벽한 것은 없다. 너무 완벽해서 불완전하고 불편한 음악도 얼마나 많은지. 비워두는 것이 더 아름다울 때가 많은 법이다.

사람을 사랑하듯, 음악을 들으며 좋다고 말할 때엔 뭐라고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순수한 태도일 경우가 많다. 좋은 사운드가 무엇인지를 데시벨과 음압의 수치로 가르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왜 그를 사랑하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하려고 시작할 때에 이미 사랑과 별개의 것을 끌어와 이유로 삼게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설령 이유가 있더라도 그것을 핑계삼지 말자. 아무리 얼룩이 묻고 주름이 늘었어도 음악 앞에서의 태도만큼은 단정해지면 좋겠다. 연애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좋은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는 느낌으로 사랑질을 할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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