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펙터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페달보드는 더 이상 만들지 않기로 하고 있습니다.
전부 늘어놓고 조합의 순서를 자주 바꿔야할 것이어서... 그렇게 하려면 별도의 스위치 박스 / 이펙터 콘트롤러까지 준비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공연 한 번 할 때 마다 두 세 개의 베이스와 두어 개의 페달보드를 들고 다니게 되겠지요. 가뜩이나 혼자서 노역으로 부려지는 죄수마냥 짐들을 이고 지고 다니는데, 그다지 하고 싶지 않은 고생입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_-)
올 여름 내내 함께 전국을 누볐던 페달보드의 조합은 단촐합니다. Moollon의 콤프레서와 Xotic의 시그널 부스터의 성능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소닉 맥시마이저의 사용을 가능한 줄이려했는데 Moollon의 콤프레서 덕분에 그것이 가능했습니다. 굳이 잘 골라진 악기의 소리를 또 한 번 매만지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고, 가능하면 앰프의 사운드를 순수하게 내보고 싶었습니다.
Boss의 리미터/인헤인서를 잠시 쉬게 하고 그 자리에 일렉트로 하모닉스의 Steel Leather를 넣었습니다. 가용 범위가 무척 넓어서 아주 약간의 게인으로만 준비하고 특별한 경우에만 선택하여 사용했습니다. 일렉트로 하모닉스의 베이스용 빅머프는 퍼즈톤이 필요한 경우에 사용했습니다. 지나치게 잡음이 없어서 처음엔 무척 생소했었지만 규모가 큰 야외무대에서의 사운드를 들으며 비로소 그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베이스의 저음을 지나치게 왜곡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 이 제품을 고안한 분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전엔 그다지 관심없었던 퍼즈의 사운드들이 점점 궁금해져서 베이스퍼즈 닷 컴을 자주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이 페달 역시 올 여름 내내 맡은 역할을 다 해줘서 무척 고마왔습니다. 건전지는 한 번도 교환하지 않았습니다. (꽤나 오래 갑니다....)
컴프레서 옆의 푸른색 페달은 Dunlop MXR M288 베이스 옥타브 디럭스입니다. 페달 내부의 미들 레인지 영역을 너무 과장하여 조작해버린 덕분에 공연 도중 큰일을 낼뻔했었습니다. 공장출시 세팅이 제일 아름다운 소리를 내주는 것 같았습니다. 강하고 센 곡 외에도 아주 들릴듯 말듯한 깊은 저음이 필요할 때에 잘 사용했습니다. 비싸지 않고 제법 유용한 이펙터입니다. 이 페달 때문에 그 자리에 있던 베이스볼은 방안의 상자에 담겨져버렸습니다.
한 가운데의 코러스와 리버브는 이제 모든 공연에서 항상 사용하는 것으로 되었습니다. 당분간 가을의 공연까지는 지금의 조합으로 계속 사용하게 될 것 같고, 여기에 가끔씩 특별한 것들이 연결되기도 하겠지요.
미세한 사운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연주하는 동료들과 함께 공연하는 것은 큰 즐거움입니다. 가능한 철저히 소리내기를 하는 일이 연주인으로서 보람된 일이기도 합니다. 성의껏 준비한 음악들이 PA를 통하여 관객에게 전달될 때에 형편없는 소리로 바뀌는 것 만큼 속상한 일이 없는 것이지요.
이런 저런 이펙터를 사용하기, 혹은 사용하지 않기를 배운 과정에는 저보다 먼저 오래도록 연구하고 실험해왔던 친구들의 힘이 컸습니다. 친구들 덕분에 제가 혼자 겪었어야했을 시행착오를 많이 줄인 셈입니다. 그들에게 늘 고마와합니다.
이번 주에 새 음반이 발매됩니다. 새 음반의 녹음은, 베이스와 앰프의 사운드로만 녹음했습니다...
Trackback URL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Leave your greetings here.
까껑~! 2009/09/11 06:34 Modify/Delete Reply Address
새음반 너무 좋습니다.
발매공연 안하시나요?^^
화이팅~!
aulait 2009/09/13 00:44 Modify/Delete Address
곧, 발매기념공연이 있을 예정입니다... 보러와주세요. ^^
(달력을 보니... 곧...은 아니군요... 죄송. -_- )
랜디 2009/09/12 07:40 Modify/Delete Reply Address
아 뮬론베이스 사운드가 정말 빈티지 하더라구요 ^^ 넥감도 좋구요^^ 인천국제악기전에서 만져봤습니다. 내년에 프레시젼 출시되면 구입할 예정 입니다.^^
Lazygrasshopper 2009/09/12 21:55 Modify/Delete Reply Address
난 Moollon 기타~
catlover 2009/09/14 15:46 Modify/Delete Reply Address
브랜드이름이 참 좋아요!
akaki 2009/09/15 06:08 Modify/Delete Reply Address
공연일정을 보니 스페이스 공감에 다음달 나오시는군뇨. 다운받아 볼렵니다. :)
앨범 발매 축하드립니다.
akaki 2009/09/29 09:26 Modify/Delete Reply Address
와이프께서 보내주신 씨디를 mp3로 바꾸고, 제 오래된 v1 나노에 넣은 후, 잘 들었답니다. 짧은 소견이지만, 지난 the happiest 앨범이 실험적인 느낌이 많았다면, 이번 앨범은 김창완 님의 익숙한 색이 다시 많이 드러나 있는 듯 싶었답니다. 예전 곡들이 들어있는 것이 아마 그렇게 느껴진 큰 이유겠지요. :) 이런 얘기는 좀 xxx없을 수도 있지만, 예전 산울림 시절부터도, 아주 어렸을 때부터 너무 좋아하는 '산할아버지'도, 또 '꼬마야' 역시도, 김창완 님이 '성량이 정말 좋아 노래를 잘 하신다' 라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답니다. 그렇지만, 성량보다 더 더 더 중요한 그 무엇, 너무 많은 성량 좋은 가수들이 절대 갖고 있지 않은 그 어떤, 굉장하면서도 아주 사소하고 가까워서 너무나 친근해지는, 그런 것을 갖고 계시다는 것만은 어린 그 때부터도 알고 있었지요. 음악을, 사람을 조용히 어우르는 힘이랄까요. 음...어휘력이 딸리는군뇨. :) 좋은 멤버들과 함께 하시니, 인복도 많으신 분임에는 확실한 듯 합니다. ㅎㅎ..
아 그리고, 너무 많은 기계적 효과음들이 넘쳐나는 지금, 아주 raw 한 어쿠스틱 연주를 듣는 것은 거의 마음에 안도감까지 느껴지게 해 줍니다. 아주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