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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0/07 명절

명절

General 2006/10/07 06:58
내가 읽었던 자료만을 근거로 이야기하자면, 핼로윈이라는 것은 켈트족들의 태양신 숭배의 풍습에서 시작되었다고 했다. Samhain이라고 불렸다는 그 축제는 동물의 껍질을 두르거나 대가리를 잘라서 만든 의상을 입고 행진을 하던 것이라고 했는데, 이것이 반드시 핼로윈의 전신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기원중 하나는 된다고 들었다.
나중에 로마인들이 켈트인들을 지배하는 동안에는 로마인들의 축제와 켈트족들의 것이 엉겨붙어 중요한 가을의 축일 정도가 되었고, 수백년 후 로마 카톨릭은 11월1일을 그들의 성인들을 기리는 교회축일 Hallowmas로 만들어 선포했다. 그리고 11월2일은 죽은사람들을 기리는 All Souls Day라는 이름의 축일로 정했다. 그러다보니 켈트족 시절의 관습과 기독교의 정치적으로 제정된 축일들이 다시 뒤섞여서, 사람들은 Hallowmas의 전날에는 놀던대로 Samhain을 즐겼다. 그래서 나중에는 10월31일을 All Hallow Even이라고 부르며 삼일 연속으로 놀다보니, 이것이 All Hallow's Eve가 되었다가 Hallowe'en, 지금의 Halloween이 되었다고 했다.

원래 풍습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므로, 어찌어찌하여 기독교도들의 축일들이 고대야만인들의 전통과 섞이고 어울려 '살아있는 사람들'의 놀이와 관습이 된 것이 서양인들의 핼로윈 뿐이겠는가. 추석이라는 것이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명절만은 아닌 것도 마찬가지일테다.
우리나라의 추석은 중국의 중추절과 똑같은 것이 아니어서, 시기적으로 같은 날일뿐 유래와 의미가 달랐다. 중국의 것이 그들의 천자가 달에게 지내는 제사의 의미로서 중추절이라면, 우리의 원래의 것은 길쌈을 벌이고 추수를 축하하며 먹고 마시며 놀던 축제였다. 훗날 핼로윈처럼 중국의 중추와 우리의 가배, 한가위가 섞이고 중첩되어 추석이 되었을 가능성이 많지 않았을까.

10월이 시작되면서, 백화점이나 인터넷 쇼핑몰, 어린이 놀이공원마다 핼로윈을 내걸고 장사에 열중하는 모양을 보게 되고 있다. 물론 나의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하자면, '이것들이 미친것 아닌가'라는 것이지만,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그냥 욕을 해버릴 수만은 없다. 이 시대엔 핼로윈이라는 것이  어느나라의 것이든 무슨의미의 오락이든 그런 것은 상관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만일 그것이 한가위라는 것보다 '살아있는 사람들'을 더 재미있게 하고 더 즐겁게 만들어주는 오락거리라면, 게다가 그것이 '돈이 되는' 사업이라면 앞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는 10월마다 그놈의 호박대가리를 더 많이 구경할 수 밖에 없게 될테다. 그것을 조장하는 사람들을 분별없다고만 말할 수는 없는 쪽에도 일리가 있다. (그래도 역시 정신나간 새끼들이긴하다. 애들을 생각해봐라 좀.)

지금의 젊은이들이 한가위를 단지 '연휴'의 의미로만 여기고 있어서 우리명절의 존망이 위태로운 것 아니냐라고 하는 기사를 읽었다. 그런 걱정을 하는 분들은 세대가 바뀌고 나서, 추석이 그나마 연휴의 의미로라도 남아있게된다면 오히려 고마운줄 알아야할 일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여전히 추석때마다 수많은 여자들이 한나절 내내 전이나 부쳐야하고 남편집 형제들이 화목하기 위해 남몰래 속썩는 일들을 겪어야한다거나, 아니면 어느 '믿는 집안'처럼 우상숭배를하면 안되니까 고개 까닥하여 기도나 하고, 연휴를 맞아 성형수술이나 하러다니는 모양들이 늘어가고 있으니까. 놀기로 작정하자면 가족과 형제들이 한데 모여 떡을 만들어 먹는 일 따위도 시간낭비일 수 있겠지. 뭐, 이해한다. 재미없고 즐겁지 않은데 명절은 무슨 명절, 가면이나 쓰고 춤추러 다니며 부어라 마셔라 노는 것이 낫겠다...가 되어가지 않을까.

그렇다고는 하지만 정말이지, 다들 미친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