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AKI 님께서 팻 메스니 트리오의 공연 리뷰를 댓글로 적어주셨습니다.
구경다녀온 분이 집에 놀러와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 처럼 현장감을 느끼며 읽었습니다.
본문으로 옮겨와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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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ki님의 공연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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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Pat Metheny Trio 공연을 다녀왔습니다. 익숙치 않은 먼 길을 지도 보며, 길 잃어가며 운전해 가느라 좀 고생했지만 그런 것쯤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되어버렸어요.

Pat은 예의 그 스트라이프 셔츠가 아닌 검은 셔츠를 입고 있었습니다. 그 편안하고 표정 가득한 미소도 함박 그대로, 부스스한 머리도 그대로. 공연이 시작되자 그가 혼자 먼저 나와 'The sound of water' 를 포함해 최근 앨범들에 수록된 곡들을 연주했어요. 42string pikasso guitar...지난 Quartet 공연에서와 마찬가지로..아..그 음색이란....-_-..

하얀 베레모를 이쁘게 쓴 체격 좋은 Christian McBride와 깔끔하게 빗어넘긴 짧은 검은 머리와 적당히 기른 얼굴의 수염이 보기 좋았던 Antonio Sanchez가 무대로 나와 'Lone Jack'으로 Trio 공연을 시작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최근 2-3년 간의 곡들도 좋지만 나에게 가장 많이 영향을 주었던, 늘 CD나 MP3로만 들어야만 했던 예전 곡 연주를 듣게 되다니.

그 이후로는 내년 1월에 나올 예정이라는 새 Trio앨범의 곡들을 계속 연주했습니다. 세 악기가 어우러지는 부분들만큼이나 각 악기 Solo가 두드러지는 곡들이 많다는 느낌이었어요. Bass나 Drum이 주로 연주되는 동안 간간히 낮은 노트로 맞춰 연주하던 Pat은 내내 뿌듯한 듯 웃고 있었구요. 세 사람이 같이 연주하는 부분에서는 특히나 Christian McBride가 다른 두 연주자들을 계속해서 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예전 언젠가 Bass 연주하실 때 역시 그렇게 하신다는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같은 이유이겠지요.

Pat의 연주 하는 모습 중 늘 머리에 어떤 이미지로 남아있는 모습이..기타를 연주하며 고개를 아주 살짝 숙이고 반듯하게 선, 청바지와 운동화를 신은 옆모습입니다. 늘 같이 연주하는 동료들을 향해 반듯하게 서 있는 모습. 그리고 그 부스스한 머리.

비단 이 공연뿐만이 아니라 어느 공연이든 마찬가지이겠지만, 미디어를 통해 듣는 음악에 비해 직접 경험하는 공연이 주는 임팩트란 실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귀를 통해 들이는 소리뿐 아니라 그들의 몸짓, 움직임까지도 그 소리와 함께 더한 감동을 주니까요. 반듯하게 선 Pat의 손의 움직임을 보는 것이나, 체격 큰 Bassist가 자기만큼이나 큰 Bass를 안고 손가락을 퉁퉁퉁 빠르게 옮겨가며 연주하는 모습이나. 특히나 Drum 그 자체와 drummer의 연주 모습이 주는 visual weight이란. 무대위에 Drum이 늘 가운데에 위치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무래도 그 visual이 아닐까 혼자 생각했습니다. :) 음..그리고...또 다른 생각을 한 것은, Drummer는 정말 잘 챙겨 먹고, 많이 먹고, 자주 먹고(쿠로처럼^^), 튼튼해야겠다는...-..-...두 시간동안 소모되는 체력이 마치 극기훈련을 연상시켜서요.

공연의 마무리 역시 예전 앨범 중의 하나(곡 이름은 기억이...-_-)로 했습니다. 시작과 마무리를 관객들이 이미 익숙한 곡들로 했다는 것이 어떤 배려같이 느껴져 고마웠습니다. 당연히 앵콜 요청이 있었고, 세 사람은 다시 나와 연주를 시작했죠. Cristian McBride가 이 때는 Contrabass가 아닌 Bass(전문용어가 따로 있는지..?)를 연주했는데, 그의 체구가 많이 큰 편이다보니 윗배에 차악 얹어져 있는 Bass가 어찌나 귀엽게 보이던지...게다가 하얀 베레모까지 쓰고 있어서...^_^

연주 내내 음악을 만들어내고 연주하는 사람들이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Guitar, Drum & Bass 이렇게 세 악기만으로 그렇게 풍부함을 전달할 수 있다니. 그리고 어떻게 그 곡들을 다 쓰는지? 어떻게 그렇게 다 다른 악기들에 맞게 곡을 쓸 수가 있는 것인지??? 굉장합니다...그리고 어떻게 그렇게 연주를 잘 할 수 있는 것인지?? 같은 곡이라도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 너무나 다르게 들리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공연이 끝난 후 밖에서 본 관객들의 얼굴엔 정말 만족감이 가득했습니다. 다들 'it was so good!!'을 외치고들 있었죠. 관객들 중 50-60이 훨씬 넘어보이는 사람들, 특히 부부 동반인 그룹들이 상당히 많았다는 것이 인상 깊었어요. pat이 활동을 시작한 것이 70년대이니...그 때엔 그들이 20-30대였겠지요. 아마도 그 때부터 들어왔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음 공연은 언제가 될지, 또 기다려집니다.


*아, 예상했던대로 사진촬영은 금지돼있어서 찍지 못했습니다. 아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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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ulait 2007/10/25 04:05  Modify/Delete  Reply  Address

    23일 공연의 다른 리뷰들을 찾아 읽어봤습니다. 과연 대단했더군요. (akaki님의 후기처럼 섬세한 후기는 없었습니다.) 새 음반 소식도 있어서 기뻐하며 읽었습니다. 귀한 글 정말 고맙습니다~!!

    **게다가 그 공연장은 제가 올해 3월에 뉴욕에 갔었을때 우리 팀이 공연했던 바로 그곳이었더군요. 뉴저지의 잉글우드, Bergen Performing Arts Center가 맞는지 알려주세요. 재미있는 우연입니다. ^^

  3. akaki 2007/10/25 03:47  Modify/Delete  Reply  Address

    네, 맞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우연이네요. :) 어두울 때 가서 자세히는 못 봤지만 꽤 이쁘고 잘 정돈된 타운이었어요. Parking도 싸고...^..^..
    아, 그리고 한 가지 수정합니다. Trio의 시작곡이 'Lone Jack' 이 아니라 'So May It Secretly Begin'이었어요. 'Lone Jack'이 마무리 곡이었구요. :)

    • aulait 2007/10/25 04:11  Modify/Delete  Address

      그렇군요. 하하하. 그런 작고 정갈한 마을 공연장에서의 연주였다니 정말 행복한 밤 시간이었겠습니다. 부럽습니다. :-)

Felix Pastorius

2005/09/20 17:10 / Music
이복 형제들인 존과 메리보다도 Felix Pastorius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아무래도 그의 모습에서 자코가 연상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자코와 친분이 있었던 최고의 연주자들이 그를 격려하며 가르치거나 돕고 있고, 비니 포데라는 그에게 5현 포데라를 선물했다지.
너무 큰 아버지의 그림자 안에서 숨이 막힐법한데도, 그들 형제는 차분하고 평화롭게 그들의 인생을 그저 즐기는 것 같다. 펠릭스의 연주는 아직도 소년의 느낌이지만 무서운 구석이 있어서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 그러고보면 서른 살이 되기 전에 자코가 해놓은 연주들은 정말 무시무시한 것들이었다...


자코 패스토리우스의 쌍동이 아들, Julius와 Felix Pastorius.
(그들 형제는 나와 동갑이다. 띠.... 동갑. -_-)
그중 한 사람인 Felix Pastorius는 일곱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열 네 살 부터는 베이스를 시작하게 됐다.
자코의 클론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아버지의 외모와 닮았는데... 그의 왼손 역시 제 아버지처럼 베이스의 플렛 일곱 개를 쉽게 커버한다. 이 젊은이는 이제 이십대가 되었는데 음악적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자코의 아들이니까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미 헨드릭스, 레드 핫 칠리 페퍼스, SRV, Bach, 힙합과 랩, 팻 메스니의 음악 등을 즐기며 구경하러 다니고 빅터 우튼과 스티브 베일리의 베이스 캠프에 참여해 배우러 다니는 것을 보면 스스로 뜻한 바가 있는 것이겠지.
위의 사진도 빅터 우튼의 베이스 캠프에서 형제가 나란히 수업을 하는 모습이다.
최근 그는 미니 음반을 녹음했는데, 타이틀 곡이 바로 그 "I Can Dig It Baby"이다. (재미있다, 왜 하필 그 곡을 골랐을까.)

그는 학교를 다니지 않고 어머니인 잉그리드로부터 집에서 교육받았다. 학교를 보내지 않고 홈스쿨로 아이를 키우면 큰일이 나는줄 아는 우리나라와 같은 정서였으면 이 친구는 지금과 같은 멋진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지 못했을 수도...
Posted by aula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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