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 of Mouth Revisited

2004/01/31 18:35 / Music
(2004년 1월 31일)


작년, 무엇인가 듣고 있을 정서적인 겨를이 없었다.
자코를 기리는 또 한 장의 음반이 녹음되었다는 기사를 읽고도 듣지 못하고 있었다.
수 개월이 지나서야 듣게 되었던 빅밴드 음반 Word of Mouth Revisited를 몇 주일째 매일 들어보고 있다.
빅터 우튼과 크리스찬 맥브라이드 같은 잘 알려진 연주자들의 겸손한 연주도 들을 수 있었지만, 카메룬 출신의 Richard Bona와 같은 베이스 연주자의 연주를 이 음반을 통해서야 듣게 된 것도 기쁜 일이다.
(도대체 젊은 시절 대부분을 어떻게 그렇게 파란만장하게 보낼 수 있었을까.)
베이스 연주자에게 있어서, 빅밴드 편성의 음악은 정말 매력적이다.
자코의 머리속에 늘 가득했던 아이디어들은 역시 자신만의 빅밴드였을 것이다.
편곡은 깔끔하고, 참여한 연주자들은 몹시 정직하고 겸양을 떨고 있다. 그러나 훌륭하다... 누군가의 연주를 들으며 공부하고 감동했던 적이 없는 이들은 그런 느낌을 알 턱이 없다.

아버지를 쏙 빼닮은 펠릭스 패스토리우스 대신, 자코의 조카인 데이빗 패스토리우스의 연주도 들을 수 있다. (패스토리우스라는 이름은 정말 정신적인 부담이 클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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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o Pastorius Anthology

2003/06/12 18:29 / Music
(2003년 6월 12일)

Jaco Pastorius Anthology가 발표될 것이라는 기사를 읽었을 때에, 이 음반에 담긴 곡들의 목록을 보고 실망을 했었다.
Jaco가 죽은 후에 계속 나오고 있는 그의 음반들을 보고 있으면 아무리 장사도 좋지만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가장 나빴던 것은 마지막으로 구입했던 Golden Roads라고 하는, 일본에서 출시했던 Jaco의 음반이었을 것이다.
만일 이 베이스 연주자의 것이라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다 모아두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 음반은 정말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Jaco가 살아있을 때에, 그가 만들어냈던 음악이 자기들이 원했던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음반을 내주지 않았던 회사가 워너브러더스 아니었던가. 이제 그 회사에서 "천재 베이시스트" 운운하며 두 장 짜리 편집 앨범을 팔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면서도, 결국은 , Jaco 의 새 앨범 (?) PUNK JAZZ - Jaco Pastorius Anthology를 사고 말았다.

그리고 처음 부터 끝까지 다 듣고 났을 때에, 기분이 좋아져 있었다.
새로운 곡은 하나도 없었지만, 그것은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그의 음반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일이었다. 처음으로 공개되는 홈 레코딩이라고 하는 음악도 사실 감상을 위한 선곡이라고는 볼 수 없었지만, 적어도 이번의 음반은 Jaco 사후에 출시되었던 다른 음반들 보다는 훨씬 성의있게 준비된 것 같다.
무엇보다도 두 장의 시디에 모아놓은 28곡의 연주음악들은, 정말로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들이어서 그 점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그동안 영상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몇 곡의 음원들도 깨끗한 음질로 들어볼 수 있다. John Scofield, Kenwood Dennard와 함께 했던 잼 세션도 포함되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다시 들어보아도 새삼, 어떻게 이런 연주를 할 수 있었을까, 하고 감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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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최근 이 음반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셨던 분에게 보내드린 글입니다.
(2003 / 7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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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 파스토리우스의 베이스 연주는 세월이 흘러도 빛을 잃지 않는다.
이 앨범 Punk Jazz는 원래부터 자코 파스토리우스의 진지한 팬들이었을 세상의 모든 베이스 연주자들을 위해 선곡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베이스 키드들을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당연히 포함되어 있었어야 했을, 자코가 생전에 항상 연주하고 있던 Donna Lee, Portrait of Tracy 와 같은 곡들도 담겨 있지 않고, Teen Town과 같은 곡 마저도 이 음반에는 실려있지 않다.
그 대신, 아직 자코 파스토리우스를 모르고 있을지도 모르는 새로운 재즈 팬들과, 반드시 베이스 악기의 소리를 선호하고 있지 않더라도 좋은 음악이라면 얼마든지 즐기고 싶은 음악 팬들을 위해 차분하게 선곡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렉트릭 베이스 기타의 연주방법과 관점 자체를 바꾸어 놓아버렸던 대단한 연주자, 자코 파스토리우스의 플렛리스 베이스의 풍성한 아름다움을 가득 느낄 수 있다.

이 음반에 담겨있는 28 개의 곡들은 지금은 더 이상 구해서 듣기 힘든 음악도 아니고, 희귀한 음원들로 가득 담겨 있지도 않다. 그러나 그동안 여기 저기 흩어져서 존재하던 그의 연주들을 한 자리에 적절하게 잘 모아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영상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음원이라든지, 오래 전에 발매되었던 음원들이 다시 성의있게 믹스되어 있어서 만족할만한 음질을 들려주고 있다.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곡 The Chicken은 자코의 홈레코딩 버젼으로 소개되고 있다. 실제로 자코의 침실에서 녹음된 짧은 연주로 알려져 있다. 자코는 이 곡을 집에서 녹음하면서 베이스, 드럼, 기타, 알토 색소폰, 리코더를 모두 스스로 연주했다. 이 녹음을 존 콜트레인의 미망인에게 우편으로 보냈었다고 전해진다. 나중에 수도 없이 많이 연주되었던 곡이지만, 자코의 다른 곡들과 마찬가지로 아주 오래 전부터 그의 머리속에는 곡의 구성 등이 잘 짜여져있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다.

3번의 I Can Dig It Baby는 이미 자코 파스토리우스 사후에 공개되었던 Rare Collection에서도 소개되었던 음악으로, 자코의 첫 번째 레코딩 세션 곡이었다. 소울 기타리스트이며 가수인 Little Beaver의 음반에 Nelson "Jocko" Padron 라는 이름으로 참여하여 단 한곡에서만 베이스를 연주했는데, 그 곡이 바로 이 I Can Dig It Baby이다.

5번의 Continuum은 자코의 첫 번째 앨범에 담겨있는, 그가 17세때에 만들었다는 아름다운 곡이다. 플렛리스 베이스 기타로 표현될 수 있는 모든 아름다움이 잘 담겨 있는 명곡이다. 자코의 베이스 연주가 위대한 이유는 단지 그의 악기 연주 테크닉이 놀랍기 때문이 아니다. 이 곡은 자코의 연주의 특징들이 골고루 잘 들어 있는 음악이다. 그가 사용하는 다양한 핑거링 포지션, 코드를 적절하게 재구성하는 재능, 적재적소에 사용되는 악센트와 풍부하고 예쁜 멜로디를 만드는 능력 등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자코의 이름이 제대로 표기되기 시작했던 팻 메스니의 데뷔 앨범 Bright Size Life에서도 한 곡이 골라졌다. 6번의 Midwestern Nights가 그것이다. Bright Size Life의 모든 곡들은 자코와 팻 메스니의 연주를 명확하게 양쪽 채널로 분리해뒀는데, 덕분에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자코의 베이스 연주가 왼쪽 스피커 가득히 분명하게 들리고 있다. 곡의 후반부에 반복되는 자코의 멜로디는 짙은 여운을 남겨준다.

그 외에도 조 자비눌, 웨인쇼터에게 발탁되어 몸담았던 웨더 리포트에서의 명연주 Birdland, 팻 메스니, 라일 메이스, 마이클 브렉커, 돈 앨리어스와 함께 조니 미첼의 밴드로 참여했던 시절의 연주가 담긴 Goodbye Pork Pie Hat, The Dry Cleaner From Des Moines, 평소 공연에서도 즐겨 연주하곤 했던 비틀즈의 Blackbird, 바하의 곡을 연주한 Chromatic Fantasy... 등등, 베이스 연주자로서, 그리고 놀라운 재능의 작곡자로서의 자코 파스토리우스라는 인물을 흠뻑 느껴볼 수 있는 음반이다.
Posted by aula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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